마곡 상권은 계획도시 특성상 건물들이 규격화되어 있지만 내부 공조 시설과 소음 차단 수준에서 극명한 차이가 발생한다. 화려한 조명에 속아 지하 공간에서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이들이 많다. 마곡의 신축 빌딩들은 깨끗해 보이지만 지하층은 중앙 환기 장치에만 의존하므로 개별 환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머무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우선적으로 건물의 공조 구조와 층수를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건축 자료를 보면 마곡 상업 시설 중 3층 이상에 위치한 업소들은 개별 테라스나 외부 창문과 연결되어 자연 환기율이 지하층에 비해 높다. 고층부 매장들은 소방 기준에 맞춘 배연 설비가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탁한 공기가 고이지 않고 빠르게 순환된다. 돈을 지불하면서 굳이 이산화탄소가 가득 찬 밀폐 구역을 찾아 들어가는 행위는 미련한 짓이다. 다음 날 발생하는 숙취의 원인이 술이 아니라 제대로 순환되지 못한 오염된 실내 공기 때문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벽체 두께와 방음 자재 역시 쾌적함을 결정하는 지표다. 마곡의 일부 상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얇은 석고보드 가벽으로 방을 대충 구분해 놓았다. 이런 곳은 옆 방의 잡음이 여과 없이 넘어와 사적인 대화를 방해하고 정신적인 피로도를 끌어올린다. 진짜 온전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벽돌조 마감이나 이중 석고보드를 사용해 내벽을 두껍게 다진 곳을 선택해야 한다. 소음이 사방으로 새는 방에서 돈을 쓰는 것은 어리석다.
바쁜 일상 속에서 유흥을 즐기며 숨을 돌리고 싶다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리적 환경은 따져보고 움직여야 한다. 매장의 번지르르한 홍보 문구 대신 환기 상태와 방음 수준을 꼼꼼히 살피는 기민함이 필요하다. 남의 영업소 사정 봐주느라 눈뜬장님처럼 지갑을 열 필요는 없다. 쾌적한 공간에서 제대로 대접받고 몸 상하지 않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다.